바둑 오답 노트34
오늘 오답 노트 작성 전에 '돌은 잡고 바둑은 진다.'라는 제목을 가진 이야기를 먼저 하려고 한다. 제목부터 아주 요즘 스타일로 자극적이다. 나를 포함한 초급자들은 아마 바둑은 어떤 게임이냐고 물었을 땐 집을 짓는 게임이라고 잘 답하면서도 막상 게임을 하다 보면 상대방의 돌을 잡는데 급급하고 있을 것이다. 이 이야기에서도 입문 시절에는 자신의 돌이 잡히더라도 상대의 돌을 잡는 것을 좋아한다고 적혀있다. 돌을 잡는 것에만 급급하면 포석의 큰 곳을 많이 빼앗겨 결국은 돌을 많이 잡지만 지게 된다. 여기서 주의할 것은 상대의 돌이 부딧혀 있을 때는 큰 곳에 두기 위해 손을 빼면 안된다는 것이다. 나를 포함한 초급자들은 아마 저 돌을 잡는데 신경을 써야할 지 아니면 큰 곳에 두기 위해 손을 빼야 할지 판단하는 것이 어려워서 많은 실수를 할텐데 이 또한 재미있는 사실이기도 했다. 싸움만 잘한다고 게임을 이기는게 아니고 이 싸움을 해야 하는지 말아야 하는지 잘 판단하는 것도 게임을 이기는데 영향을 끼친다는 사실이 매우 흥미로웠다.
아무튼 이야기는 여기까지 하고 오늘의 오답 노트를 적어보자.
백이 둔 무리수 A를 응징 하는 흑의 최선의 응수를 '가'와 '나'중에 고르는 문제이다. 나는 '나'를 선택했지만, 정답지에 적혀있는 것은 '가'였다.
사실 '나'를 선택한 것도 고민고민하다가 겨우 고른 답이었는데, 정답지에 적힌 '가'를 보고 납득할 수 있었다. 내가 '나'를 선택한건 아무래도 수비 적인 생각이 앞섰기 때문이었다. '나'에 두게되면, 백이 바둑판의 우측으로 넘어오는 것을 좀 더 수월하게 방어할 수 있다고 생각했고, '가'에 두게되면, 상변을 좀 더 수월하게 차지할 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했었다.
우선 '나'에 두면 뒤가 어떻게 전개되는지 한번 돌을 놓아보자.
우선 이정도만 놓아봐도 앞으로 상변을 차지하기 위해 백과 엎치락 뒤치락 싸움을 해야하고, 처음 '나'에 놓으며 예상했던 우측으로 백의 전개를 막는 부분에서도 '쉽게 막겠다'라고 단정지을 수 없는 모양으로 보인다.
'공격이 최선의 방어'라는 말을 어디선가 본적이 있다. 이번 문제에서 만큼은 이 말이 제대로 들어맞는 것 같다. 공격적인 위치 '가'와 방어적인 위치 '나' 두개의 선택지가 모두 고민되었던 만큼 이런 고민을 들게 하는 공격과 방어라면 아무래도 공격적인 선택지가 정답에 가까울 확률이 높을 것 같다.
오늘 오답 노트도 어찌 보면 역시나 암기로 두는 부분이 많이 약해서 틀린 문제지만, 실제 대국을 하면서 암기로 뒷 수들이 잘 계산 되지 않는데 공격적인 수와 방어적인 수가 고민된다면 공격적인 수를 선택해봐야겠다는 생각을 가지게됐다.